내가 찾던 뮤즈에 대한 이야기
지금은 전혀 하지 않지만, 달리기를 좋아했어요. 단거리 달리기 선수로 열심히 활동할 만큼, 제 앞에 아무도 없는 그 순간을 좋아했어요. 또, 열심히 준비한 만큼 성과가 돌아올 때의 성취감이 가장 짜릿했던 것 같아요.
저에게 운동과 같은 재능은 다양한 꿈을 안겨줬어요. 그런데 유일하게 꿈이나 전망이 보이지 않던 게 미술이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아득하고 막연하다는 걸 알면서도, 놓지 못하겠더라고요.
금전적인 이득이나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를 알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평생 함께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빙 작가님의 대표 작품
빙 작가님의 다양한 수채화 작품
우주의 은하를 담은 기사를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색감에서 영감을 받아, 알록달록한 색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내려앉은 모습을 수채화로 표현했습니다.
이 작품은 저의 직관적인 마음과 붓 터치를 크고 과감하게 표현하기 시작한 작품이기도 해요.
먼저, 형태를 구성하는 데 기본이 되는 자료를 찾아 필요한 부분을 러프한 연필 스케치로 대략적인 형태를 잡았습니다. 그다음, 채색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합니다. 이 작품의 경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지만, 하루 동안 충분히 고민한 후 채색을 시작했습니다.
수채화는 한 번 칠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가끔은 그냥 작품을 바라보면서 머릿속으로 채색을 해보며 진행 방향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이 그림의 채색 과정은 먼저 피부 톤을 올리고, 음영과 포인트를 잡아준 뒤, 머리카락을 칠하는 순서로 진행했어요. 그다음 눈과 눈썹을 그리고, 머리카락 부분의 색을 닦아내면서 알록달록한 색감을 다시 칠해 줬죠. 종이의 질감으로 색이 자연스럽게 번지면서 별의 군집처럼 흩어지는 느낌이 좋았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속눈썹 등 세부 디테일을 정리하면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저는 색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색맹과 색약이라는 개념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좋아하는 색을 바라보면서, 저와는 다른 경험을 통해 색을 느끼고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생겼죠.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곧 우리의 경험이 되고, 그 경험들이 우리의 세상을 만들어 줍니다.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도 결국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공감하고, 서로의 행동을 이해하는 순간을 담아 시선이 맞닿는 그 순간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꿈과 책과 힘과 벽 中
빙 작가님에게 힘이 된 문구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도전했던 경험이 있어요. 일러스트 페어에서 여러 작가들을 모아 팀을 꾸리는 것에 도전했습니다. 혼자서 부스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작가들의 색을 담은 기획 부스를 준비했죠. 앞으로도 더 많은 도전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쉬운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선택하는 많은 일들 중, 쉽게 선택한 일에서는 큰 교훈이나 가치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늘 어렵고 힘든 과정이 따르지만, 오히려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결정되더라고요.
“난 너를 응원해.”
내가 생각하는 소중한 가치를 그려나갈 거예요. 수채화, 유화, 아크릴화,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작업 스타일이 있지만, 재료에 구애받지 않고 더 자유롭게 표현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지금이 아닌, 앞으로의 방향성과 가치를 만들어가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작업의 모티브가 되는 영감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주관에서 만들어가는 주제를 담아내려고 합니다.
찰나, 순간의 그 시간을 좋아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만 무언가 톱니바퀴가 맞아떨어지는 그런 순간들,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는 순간들과, 그것을 이해하거나 인정하게 되는 순간들.
시간이 지나 빛바랜 추억이 되거나,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게 되는 ‘지금’이라는 가치가 삶의 원동력이 되고, 저의 영감을 만들어줍니다.
사진 : 빙 작가님 제공
인터뷰어 : J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