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세상 속의 나 – ‘나자레 서프하우스, 조준희’
A. 저는 파도를 타며 살고 있는 조준희입니다. 여기는 제 나자레의 꿈이 담긴 공간, 나자레 하우스입니다. 여기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이에요.
Q. ‘상상이 현실이 된다’가 브랜드 슬로건인가요?
A. 맞아요. “진심은 통한다”, “너의 상상은 여기서 현실이 될 거야”, “Everyday is day 1” 이렇게 세 가지가 저의 슬로건입니다.
A. 예를 들면, 매일 같은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가는 일상이었는데, 살면서 딱 한 번도 안 해본 게 뭐가 있을까를 매일 생각했어요. 그러다 정해진 역이 아닌 곳에서 그냥 내려보는 게 떠올랐죠. 그날도 내려야 할 역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뛰쳐나갔어요. 대학교 때는 이런 식으로 일상에서 한 번도 안 해봤던 것들을 시도해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A. 떨림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때도 마찬가지로 살면서 안 해본 걸 해본다는 생각이었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길로 가보자는 마음으로 결심했던 순간이었죠. 그 선택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거고요.
지금은 제가 사장의 입장이 되어 보니 그때 저처럼 “저 정말 여기서 일해보고 싶습니다”라고 열정을 가지고 찾아오는 친구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겠더라고요. 저도 그런 친구가 오길 바랐는데, 고맙게도 지금은 그런 친구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웃음).
A. 만약 생명공학 전공자가 인정하고 논문까지 쓴다면, 파도가 생명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겠죠? 농담입니다 (웃음). 많은 사람들이 ‘지구를 지켜주자, 지구가 불쌍하다’고 하잖아요. 저도 비슷하게 ‘파도는 내 친구다, 파도는 사람 같다’고 느껴요. 왜냐하면 실제로 파도를 통해 위로를 받는 사람들을 많이 봤고, 저 역시 파도에서 큰 위로를 받는 편이에요. 파도를 타고 돌아오면 에너지가 생기고, 파도를 보고 있으면 단 하나도 같은 파도가 없다는 게 정말 신기해요. 마치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랜덤적인 요소’를 보는 것처럼, 파도는 절대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지 않아요. 파도가 어디서부터 어떤 방향으로 왔는지, 어떤 여정을 거쳐서 왔는지, 그리고 그 여정이 끝날 때 부는 바람과 너울, 물결, 햇빛 등 모든 차이가 이 파도를 다르게 보이게 만들어요.
Q. 파도와 교감하시는 거네요.
A. 서핑을 시작하고 한 7년 정도 지났을 때, 제가 힘을 들이지 않아도 파도가 저를 이끌어주는 걸 경험했거든요. 이전에는 ‘내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자세를 어떻게 잡고, 동작을 어떻게 하고, 내 힘으로 뭘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파도가 요구하는 것에 맞춰 제 몸을 살짝만 움직여주면 파도가 모든 걸 완성해준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순간, 많은 생각이 바뀌었고, 제 인생관도 달라졌어요.
우리는 보통 10년 후, 20년 후의 계획을 세우며 살잖아요. 하지만 그 계획대로 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변수도 많아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파도를 타면서 배운 건, 정해진 계획을 무조건 이루려 하기보다 인생이 흐르는 대로 받아들이고 그 순간 나의 태도를 결정할 자유의지를 가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그 상황을 바꿀 수 없더라도, 그 순간 내가 웃을지 울지를 결정할 수 있는 태도를 갖는 게 중요하다는 걸 파도를 통해 배운 것 같아요.
A. 이곳에서는 꿈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현실적인 제약에 부딪혀 “안 될 것 같은데”라는 말을 듣기보다는, “무조건 될 것 같아요”, “내가 아는 사람을 소개해줄게, 도움이 될 거야”라며 서로 긍정적인 대화가 오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그런 공간이 된 것 같아요.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 덕분에 나자레에 오면 열 명 중 아홉 명이 ‘나자레화’(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분위기)가 되어 있어요. 그래서 누군가 부정적인 생각이나 걱정을 가지고 와도 나머지 아홉 명이 “아니야, 넌 될 거야. 난 네가 무조건 될 거라고 믿어” 같은 응원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줘요. 그러면 그 한 명도 “오, 이게 맞나? 이렇게 살아야 하나봐” 하고 다시 생각하며, 긍정적인 이야기를 주변에 나누게 되죠. 어떤 분들은 이곳이 종교 모임 아니냐고 할 정도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아요.
A. 특히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초반에 방문한 한 가족과의 에피소드예요. 아빠와 초등학생 딸은 서핑을 하고, 어머니는 뒤에서 사진만 찍고 계셨어요. 그래서 어머니께 서핑을 하지 않으시는 이유를 여쭤보니, 예전에 다른 곳에서 파도를 타셨는데 무서우셔서 그때부터는 사진만 찍어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가족 모두가 서핑을 함께하면 얼마나 좋은지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어머니께 “저 한 번만 믿어주세요. 사기당한다 생각하고 한 번만 도전해보세요. 무섭지 않게 도와드릴게요.”라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보드 없이 몸으로만 파도를 타는 법을 알려드렸는데, 정말 즐거워하셨어요. 예상보다 재미있어 하시더니 이후로 10회권을 끊으셨고, 가족 모두 발리와 제주도, 부산까지 함께 서핑을 다니시게 되었죠.
이런 경험들이 저에게는 특별하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일상이 되기도 했어요. 이런 소중한 경험들이 나자레 서프하우스를 진정한 나자레 서프하우스답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A. 네, 일단 제가 팀 없이 혼자 나자레의 큰 파도를 타게 된 이유는 돈도 팀도 없었거든요. 그게 당시 제 환경이었죠. 주변의 다른 서퍼들은 팀과 안전 대비가 갖춰진 상태에서 서핑을 했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는 꿈의 장소에 와 있고, 꿈의 파도를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지금 당장 환경을 바꿀 수는 없었지만, 태도는 바꿀 자유의지가 있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열심히 해보자, 그냥 보여주자’라는 마음으로 매일 바다로 나갔어요. 비가 오든, 해가 뜨든, 큰 파도든, 작은 파도든 날씨에 상관없이 3km가 넘는 바다를 패들로 오가면서 파도를 탔죠.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니 마을 사람들에게도 소문이 났어요. ‘나자레에 아시아인은 저 한 명뿐인데, 매일같이 바다에 나가서 저러고 있다’라고요. 그래서인지 서서히 빅웨이브 서퍼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이미 제 이름을 알고 계신 분들도 있었어요.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저에게는 그 모든 경험이 ‘진심은 통한다’는 말을 몸소 보여준 날들이었던 것 같아요.
Q. 나자레에서는 특히나 위험한 순간도 많았을 것 같아요. 그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네, 한두 달쯤 지났을 때, 연속으로 3일 동안 엄청나게 큰 파도가 몰아쳤던 적이 있어요. 그때가 제 인생에서 본 가장 큰 파도였죠. 10m에서 15m에 달하는, 정말 집채만 한 파도들이었어요. 그곳에는 20~30대의 제트스키로 서퍼들을 구하는 구조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저는 팀이나 안전 장치 없이 오로지 패들만으로 파도를 타러 나갔죠. 저에게 파도가 작든 크든 매일 바다에 나가 파도를 타는 게 루틴처럼 자연스러워서, 그날도 자연스럽게 파도를 타러 나갔는데 정말 큰 파도가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동안 작은 파도에서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고, 그렇게 극한의 상황을 겪은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파도에 휩쓸려 물속에서 던져지고, 숨쉴 틈도 없이 계속 휘말리다 보니 ‘이렇게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수없이 스쳤어요. 그런데도 그 파도 안에서 ‘이러다 죽겠네, 죽겠네’ 하면서도 ‘지금 여기서 죽을 수는 없어’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고요. ‘내가 여기서 죽으면,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전달될 수도 없어. 그러니까 나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이 말을 전하기 위해 꼭 살아남아야 한다.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정신차려!’라고 되뇌며 끝까지 버텨냈습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자레가 너무너무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국가대표 서퍼로서의 경쟁은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하는 구도잖아요. 그런데 서핑의 본질은 그런 경쟁이 아닌 것 같아요. 파도를 타려면 파도를 온전히 보고, 그 순간에는 오직 파도와 나만 있어야 하죠. 그런데 대회에서는 내가 파도에서 보여주는 기술이 그대로 평가되고, 점수로 각인되잖아요. 나와 파도의 관계에 누군가가 끼어들어 평가를 한다는 게 저와는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나자레에서 큰 파도를 탈 때는 정말 그 순간에 몰입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요. 그런 순간에는 오직 파도에만 집중해야 하죠. 그래서 지금 제가 하는 서핑이야말로 진정으로 제가 좋아하는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A. 최근에 나자레에서 큰 도움을 받은 앤드류 코튼(Andrew Cotton)이라는 서퍼가 있어요. 앤드류는 나자레의 파도를 세계적으로 알린 최초의 개척자이자, 또 다른 레전드인 게러트 맥나마라가 세계에서 가장 큰 파도를 탈 수 있도록 도와준 인물이에요. 빅 웨이브 서핑을 너무 사랑해서 스폰서도 없이 10년 동안 배관공으로 일하며 서핑을 이어온 그의 진솔함이 정말 멋있게 느껴졌어요.
저도 11년 동안 서핑을 해왔지만, 나자레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어떻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약간의 허세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나자레를 준비하면서 그런 허세를 내려놓고, 솔직하고 진솔하게 살자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죠. 그런 와중에 앤드류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DM을 보냈더니, 그는 바로 ‘일단 와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라고 답해 주었고, 그 말 하나 믿고 편도 비행기표를 샀어요. 나자레에 도착했을 때, 앤드류는 보드와 구명조끼를 빌려주고 직접 파도로 데려가며 저를 도와줬어요. 그는 저에게 ‘진심이 통한다’는 걸 보여준 사람이었고, 저의 진심을 봐주고 응원해 준 고마운 분이에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많은 어른들이 현실적으로 조언하지만, 오히려 저는 “난 네가 해낼 것 같은데? 정말 네가 할 것 같아”라고 말해 주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앤드류처럼 저도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그들의 꿈을 응원하며 책임져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Q. 나자레, 또는 앤드류 코튼 같은 분들이 대표님께 큰 영향을 준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변화를 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어떻게 실현하고 계신가요?
Q. 형태가 달라도 마음은 같다는 거네요. 그러고 보니 소방관분들이나 경찰분들께 무료 서핑 지원을 하시는 것도 비슷한 마음에서 시작된 건가요?
A. 맞아요.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 프로젝트인데, 그분들은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고 계신 분들이잖아요. 하지만 일상에서는 그분들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기기 쉬운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요. 그래서 그분들께 제가 느끼는 파도를 선물해 드리고 싶었어요.
직접 체험해 보시고 나면 활짝 웃으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또, 희망자분들에 한해 짧은 인터뷰도 남겨서 저희 채널을 통해 그분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우리 주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위해 힘쓰시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분들이 제가 생각하는 파도 조금이라도 느껴보실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정말 의미가 깊었던 것 같아요.
A. 음, 되게 재밌는 말인 것 같아요. 뭔가 기대하는 게 있으면 오늘 죽을 수 없죠. 사람들은 보통 내일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삶의 의미를 잃는 것 같아요. 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을 때, 눈앞의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내일의 파도를 궁금해한다는 건, 내일에 기대할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죠.
저도 너무 힘든 순간들이 있었고,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때가 있었어요. 그때 나자레의 파도가 제 머릿속을 스쳤어요. 무의식 중에 ‘이걸 한번 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덕분에 절망의 웅덩이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그래서 이 말은 저에게 단순한 은유가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예요. 내일의 파도가 궁금해서 오늘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기대 덕분에 지금도 이 순간을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A. 저는 진심이 통한다고 믿어요. 만약 지금 힘든 상황에 있다면,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털어놨으면 좋겠어요. 힘든 순간이 있기 때문에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을 해낼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힘들겠지만, 실컷 울고 나서 불가능을 뒤집고, 스스로도 몰랐던 가능성을 한 번 펼쳐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Bad things happen for a good reason’이라는 말이 있어요. 저는 안 좋은 일도 결국 좋은 이유 때문에 일어난다고 믿어요. 지금은 이유가 보이지 않아도, 그 이유가 반드시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힘들 때는 숨을 참아 보세요. 한 1분 30초나 2분쯤 되면 정말 죽을 만큼 답답해질 거예요. 하지만 그 순간을 버티고 나면 내가 얼마나 살고 싶어 하는지 경험하게 될 거예요.
그래도 여전히 힘들다면 저를 찾아오세요. 제가 파도를 소개해 줄게요. 저는 파도를 통해 누군가가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믿어요. 모든 사람이 나를 무시한다고 느껴질 때, ‘바다에 가서 마지막으로 파도 한번 만나보자’고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더 살고 싶어지는 작은 보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지 사실 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저라서 이렇게 말할 수 있고 오늘의 인터뷰라서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의 제 진심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A. 음악이랑 티셔츠? 요즘은 티셔츠 펀딩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여유가 없어서 그렇긴 한데, 평소엔 음악에 빠져 살아요.
Q. 좋아하는 영화 속 장면에 들어갈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
A. 트루먼 쇼로 들어갈게요. 그래서 전 세계 사람들이 볼 때 “너의 상상은 현실이 될 거야”라고 말할 것 같아요. 진심은 통한다고!
Q. 국내 또는 해외에서 추천하고 싶은 장소는
A. 양양! 우리 동네 양양이 제일 좋아요. 저는 강원도를 정말 좋아하는데, 뒤엔 산이 있고 앞에는 바다가 있어요. 산과 바다 사이에 살 수 있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해 뜰 때 일어나고 해 질 때 잠들 수 있는 그 분위기, 호주에서도 산과 바다에 둘러싸인 그 느낌을 좋아했거든요. 근데 그게 한국에서도 가능하더라고요. 자연과 함께하는 양양의(positive+ positive) 긍정적인 바이브를 느껴보면 좋겠어요.
Q. 조준희가 휴식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지키는 루틴이나 특별한 순간이 있다면
A. 온전히 휴식을 즐기기 위해 문을 잠가요. 그리고 칩거를 해요.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라는 의미로요. 그 상태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핸드폰을 끄고 모든 연락을 차단해요. 혼자 바다에 파도 타러 갈 때도 마찬가지인데, 그때는 핸드폰을 쓸 수가 없으니까,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제 세상 속에 있는 느낌이에요. 일을 할 때는 신경 써야 할 사람이 있거나 응급 상황에서 누군가를 도와야 할 때도 있어서 신경이 곤두서죠. 그런데 파도를 타러 들어갈 때는 그런 모든 걸 다 꺼버릴 수 있어요.
A. 누군가가 웃고 있는 모습? 누군가가 힘들어하기보다는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걱정 없이 진심으로 웃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해요. 그런 세상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제 취미는 바로 그거예요. 누군가가 “안 된다”고 말할 때, 그걸 “된다”로 바꾸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NO”를 “YES”로 바꾸는 과정으로도 세상에는 할 일이 정말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 행위가 제 직업이라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NO를 YES로 바꾸는 과정을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해서, 제가 정말 돈 한 푼 없이 굶어 죽을 위기가 온다고 해도, 저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 같은 자신이 있어요. 어째선지 누군가가 “옛다!” 하고 돈을 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지금도 간신히 살아가고 있지만, 이 일이 마치 누군가가 저에게 차려준 것처럼 느껴져요. 마치 “네 꿈이 이런 거라면 끝까지 한번 해봐”라고, 신이든 우주든 누군가가 응원해 주고 있는 느낌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