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에 건네는 위안, 저녁 - 굿즈드랍

굿즈드랍

Search
0

MUSE

내가 찾던 뮤즈에 대한 이야기

Interview

to get to know the story of the muse

SINCE 2024

하루의 끝에 건네는 위안, 저녁

A dream of becoming an artist was planted in me.

내 안에 작가라는 꿈이 심어졌다.

저녁 작가님이 작업한 "가족 사진"
저녁_어린시절

Pick A Seed ・ 씨앗을 고르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활동이나 관심사는 무엇이었나요? 

그 당시 이미 작가가 되고자 하는 꿈을 키웠었나요?

사진 찍는 것을 어려서부터 좋아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땐 카메라가 귀했기 때문에, 초등학생 시절엔 장롱에서 아버지의 카메라를 몰래 꺼내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또, 편의점에서 일회용 카메라를 사고는 사진관에 찾아가 사진을 인화하기도 했어요.

중학생이 되었을 땐 부모님을 설득하여 조그만 디지털카메라를 사고 나서는 매일 같이 카메라를 들고 다녔어요. 친구들도 찍고, 등하교 풍경도 찍으며, 소소한 일상들을 기록했었는데, 제가 바라보는 세상을 기록하고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어 언제 어디서든 영감을 주는 모든 것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Plant A Seed ・ 씨앗을 심다

작가로서의 길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기며 놀았고, 제 그림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칭찬을 받는 게 즐거움이었어요. 그럼에도 ‘남자는 그림을 그리면 안 된다’라는 사회적, 가정적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릴 적 화가의 꿈을 가슴속에만 묻어두고 살았어요. 그렇게 저는 인문계 학교에 다니는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교내 사생대회나 과학 상상대회 등 미술 분야에서 계속해서 상을 받으니, 선생님들께서 ‘너는 왜 그림을 잘 그리는데 미술을 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자주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의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가고, 직업을 갖고 흘러가듯 살아가다 먼 훗날 미술을 선택하지 않은 이 순간을 후회하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 미술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 후 부모님을 어렵게 설득해 입시 미술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그렇게 미대에 진학하여 미술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As I dreamt, buds of inspiration sprouted.

꿈을 품다 보니, 영감의 싹이 트여갔다.

저녁 대표작품_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저녁_츄라우미
저녁_나무 그늘 아래서

sprout · 싹이 트다

대표 작품을 하나 소개해 주세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라는 작품입니다.

최근에 완성한 작품이기도 하고,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좋아해 주셨습니다. 노을을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움직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Grow Stems · 줄기가 자라다

선택한 작품의 창작 과정을 단계 별로 설명해 주세요.

‘공감과 진정성’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며 그림을 그립니다. ‘공감’이 되어야만 그림이 가슴에 와닿을 수 있고, 그 공감은 ‘진정성’이 기반이 되어야 나온다고 생각해요. 거짓된 공감은 잠깐의 반짝임은 될 수 있지만, 영원할 수는 없거든요. 제 그림에 대한 진심이 여러분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아이패드를 이용해 디지털 드로잉을 주로 작업하지만 서양화를 전공한 뿌리가 깊어서 그런지 여전히 손 맛이 느껴지는 그림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브러쉬들도 수채화, 유화, 연필 등이라서 작품을 자세히 보시면 붓 자국, 물 번짐, 연필과 같은 사용 재료들의 흔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원화와 같은 표현 방법 덕분에 작품의 따뜻한 감성도 극대화되는 것 같습니다.

 

Sprinkle water · 물을 주다

이 작품을 창작하게 된 구체적인 영감은 어디서 왔나요?

퇴근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붉은 노을을 보니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순간을 간직하고 싶어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을 바탕으로 노을을 제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니 단순히 노을만이 아니라 그 속에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디어를 구상하다 제가 노을을 보고 받은 위로처럼, 이 그림도 저녁을 마무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위로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아파트 베란다 너머로 남자, 여자, 노인부터 아이까지 다양한 인물을 그려 넣으면서 각자의 저녁을 마무리하는 풍경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저녁 작가님의 영감의 원천 "엄마"
저녁 작가님의 영감의 원천 "엄마와 여행"

Receive Sunlight · 햇빛을 받다

이 작품 외에도 당신의 창작 활동에 영향을 준 다른 영감은 무엇인가요?

여행, 하늘, 음악 등 영감을 주는 요소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특히 노을을 보며 감동을 받아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음악을 들으며 공감하면서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기에 따라 받는 영감이 달라지는데, 현재는 ‘엄마’가 저의 영감의 큰 주제입니다.

아버지께서 병상에 계시면서 부모님이 제 곁에 계실 때 더 잘해드리고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요즘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엄마에게 많은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There were some days when typhoons blew.

But the more I do that, the harder and deeper the roots have become.

태풍이 부는 날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뿌리는 더욱 단단하고 깊숙하게 자리를 잡았다.

"가능한 것만 꿈꿀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이효리, 가수

저녁 작가님에게 힘이 된 문구

Face the Wind · 바람을 맞다

작가로서의 활동 중 마주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미대를 졸업한 후 작가로서의 길이 불안정하게 느껴져서 취업 준비를 하다 보니 20대 후반이 되었어요. 그럼에도 그림은 결코 포기할 수 없어 틈틈이 그림을 그렸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앞날이 아득했습니다. SNS에서 그림 계정도 만들고 작품을 꾸준히 올렸지만, 몇 년이 지나도 팔로워 수는 크게 늘지 않았어요. 제 그림을 봐주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아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잃어가며 그림 계정을 없앨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려보자’는 마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 이효리님의 예능 프로그램 “캠핑 클럽”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캠핑 클럽”의 제작진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이효리님이 제 그림을 좋게 보셨다며 핑클의 새 앨범 커버로 제 그림을 사용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게 되었어요.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팔로워 수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고,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저의 그림을 좋아해 준다는 사실이 제 그림에 대한 큰 자긍심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이 경험으로 제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Take Root Deeply · 뿌리를 깊이 내리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공유해 주세요.

꿈을 향해 걸어가는 길이 지치고 힘들 때 잠시 쉬어가거나 돌아가더라도 그 꿈을 절대 놓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고 하잖아요. 끈을 완전히 놓아버리면 그 기회는 영영 달아나 버립니다.

저도 많이 산 건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느낀 건, 지금 당장은 의미가 없을 것 같은 노력들이 훗날 어떤 나비효과로 다가올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거예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제 그림을 이효리님이 좋아해 주시고, 그 덕분에 이효리님과 여러 콜라보 작업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어느 날 찾아올지 모를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계속해서 자신의 작품을 기록하고 세상에 드러내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Blossom · 꽃이 피다

시간을 되돌려 10년 전의 자신에게 조언할 수 있다면, 그 조언은 무엇일까요?

어릴 적부터 겁이 많은 성격이었고, 그래서 시작이 더딘 편이었어요. 하지만 살아보니 제가 더 많이 고민을 한다고 해서 일이 더 잘 풀리는 것도 아니고, 덜 고민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벌어지지도 않더라고요. 만약에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냥 나 자신을 믿고 망설임 없이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많은 고민은 결국 나의 꿈으로 가는 길을 지연시킬 뿐입니다. 그러니 10년 전의 저에게 ‘너는 지금 너무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뭐든 잘 해낼 거야.’라고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My tree of inspiration is still blooming and bearing fruit.

아직도 자라고 있는 나의 영감 나무는, 꽃이 피고 열매가 자라고 있다.

저녁_현재사진
저녁_현재사진

Bear fruit · 열매를 맺다

(R=VD): 상상은 현실이 됩니다.
10년 후, 어떤 작품을 창작하고 있을까요? 그때의 영감은 어디서 올까요?

여행을 떠나왔을 때 낯선 타지에서 받는 설렘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며 떠오르는 영감들로 많은 작업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그 결과물이 주로 ‘그림’에 국한되어 있지만, 10년 후에는 여행 에세이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여행을 다니며 인생의 경험을 쌓고, 글을 쓰는 연습도 꾸준히 하다 보면 10년 후에는 더 좋은 그림과 글이 나오겠죠? 저도 저의 10년 후를 기대합니다.

what do you like? What inspiration do you get?

그래서, 너는 무엇을 좋아해? 그리고 그것에서 어떤 영감을 받아?

저녁 Likes and Inspirations "하늘"
저녁 Likes and Inspirations "하늘"
저녁 Likes and Inspirations "하늘"

여행, 일상, 하늘, 음악, 엄마, 아빠, 사랑하는 사람들 등

About

사진 : 저녁 작가님 제공
인터뷰어 : JOY

error: 비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굿즈레터를 구독하세요

나를 알아가는 즐거움, 
굿즈레터가 올해 가을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