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찾던 뮤즈에 대한 이야기
어렸을 때부터 그림과 여행을 정말 좋아했어요. 시간표에 미술시간이 있는 날만 기다리고, 전날 책가방에 준비물을 챙기며 설레어하던 꼬마였습니다. 주말에는 부모님 덕분에 감사하게도 계곡이나 바다로 자주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에도 빠져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림을 좋아해서 막연하게 “난 커서 화가가 될 거야!”라고 말하고 다녔던 시절이 있었는데, 성장하면서 현실적으로 점점 그 꿈과 멀어졌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종이에 끄적끄적 그리고 쓰는 것을 좋아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여행에 푹 빠져 방학 때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여행 기록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글로만 쓰려니 재미도 없고 눈에도 안 들어와 다시 안 펴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현지에서 받은 종이들을 붙여 직접 그린 그림으로 여행 기록장을 만들어 인스타그램에 공유했습니다. 이 과정이 저에게도 재미있었고, 여행지에서 선명한 추억들이 많이 쌓였어요. 또한, 다른 분들도 제 기록장을 보며 함께 영감을 얻고 좋아해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여행과 기록을 주제로 많은 분들께 설렘과 추억, 영감을 드릴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 다양한 일러스트 페어에 참여하며 자신의 그림으로 부스를 운영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작가님들의 모습을 보고 작가로서의 꿈을 더 키워나가게 되었어요.
제가 가장 최근에 다녀온 시드니 풍경을 담은 [시드니의 오후]라는 작품이에요.
올해 3월에 호주로 조금 긴 휴가를 다녀왔는데, 인생 여행지로 불릴 만큼 자연과 도시가 너무 멋지게 어우러진 곳이었어요.
바쁜 일정을 쪼개 현지에서 직접 그 풍경을 마주하며 작업한 덕분에 유독 애정이 가는 작품입니다. 그 당시의 감정을 녹여 더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포근한 그림을 통해 여행의 설렘과 추억을 담아내고 싶어요. [시드니의 오후]는 여행 중 공원에서 앉아 작업한 그림으로, 눈앞의 풍경과 사진으로 담은 시드니의 다양한 모습(공원, 사람, 건물)을 결합하여 완성했습니다.
작업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먼저 풍경을 원하는 구도로 사진에 담아내요. 그리고 풍경에 추가하고 싶은 사람이나 사물은 SNS나 미리 찍어둔 사진을 참고해 그려 넣습니다. 스케치가 완료되면, 저의 무드에 맞는 포근하고 따뜻한 색상으로 채색하여 그림을 완성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여행을 하며 가장 큰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행복, 설렘, 낯설지만 그 속의 편안함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이나 장소를 찾아 사진에 담아요. 이후 약간의 변형을 거쳐 그림이 완성됩니다.
평소에 핀터레스트를 통해 다양한 여행지 사진들을 찾아보고, 여행 잡지나 여행 관련 유튜브 채널을 탐색하거나, 외국 펍이나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을 들으며 영감을 받기도 해요.
Oliver Goldsmith [소설가 • 극작가]
게이트17작가님에게 힘이 된 문구
비전공자로서 아무것도 몰랐던 그야말로 완전한 초보 상태에서 시작한 것이, 작가로서는 물론 제 인생에서도 가장 큰 도전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림을 그리고 브랜드화하여 키워가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내 속도대로 천천히 하나씩 헤쳐 나가자’는 마음으로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웃음)
“완벽주의를 버리고,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하는 것들을 일단 시작해 보자.”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 너의 모든 경험이 추후에 자양분이 될 거야. 순간순간을 맘껏 즐기고, 다양한 사람들과 많이 만나!”
사람들에게 여행의 설렘과 동시에 포근함을 안겨줄 수 있는 작가이자 브랜드로 성장해있을 거예요!
아마 그때도 제게는 ‘여행’, ‘낯설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풍경’ 등이 가장 큰 영감이 될 것 같아요.(웃음)
저는 낯설면서도 편안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환경에서 영감을 수집해요.
사람이 적고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거나, 해변가에서 온종일 누워 잔잔한 파도와 윤슬을 바라보기, 푸르른 공원에 앉아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감상하는 것 등을 좋아합니다.
이런 활동을 할 때 아무런 생각 없이 그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면, 힐링도 되고 영감도 함께 얻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사진 : 게이트17 작가님 제공
인터뷰어 : J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