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mentor #12474 - 굿즈드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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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Interview : 1

여행을 요리하다, 박동현

1부 : 세상 속의 나 – ‘웨이브 대표, 박동현’

사람과 음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건강한 외식 문화를 만들어가는 외식업 경영자 박동현 대표.

“마지막 감동은 사람에게서 온다”라는 신념을 실천하며,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박동현 대표님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Q. 안녕하세요. 박동현 대표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네, 저는 웨이브라는 외식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동현입니다. 저희는 외식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음식을 비롯해 브랜드와 디자인도 직접 창작합니다. 요즘 외식업은 제 기준에서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모든 과정을 외주 없이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Q. 외식업을 종합 예술로 보시는 시각, 정말 멋지신데요. 어린 시절에는 어떤 것에 가장 관심이 많으셨나요?

A. 저는 어렸을 때 좋아했던 게 두 가지였는데요. 축구랑 옷이었어요. 옷은 정말 너무 좋아해서 신문 배달을 해서 나이키 신발 하나 사고, 급식비를 아껴 티셔츠 하나를 샀어요. 옷이 너무 좋았고, 옷을 사러 가는 과정도 정말 좋았고요. 무엇보다 브랜드 자체를 제일 좋아했어요. 사실 모두 한 맥락이라고 생각하는데, 색깔, 브랜드, 옷 그리고 그 브랜드의 역사 같은 걸 알아보는 것도 좋았고요. 그래서 그때 제가 좋아했던 것들이 지금의 연결고리가 되는 딱 그 시발점이었다고 생각해요.

Q. 그 관심사와 취향이 지금의 대표님으로 이어지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A.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은 외식업이 정말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외식업이 단순히 끼니를 때운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단순히 그런 과정은 아니잖아요. 음식을 먹는 시간이 소중한 경험이 되었고, 외식 산업 자체의 트렌드가 고도로 발달하면서 음식뿐만 아니라 분위기, 디자인, 온도, 가격, 서버의 성향까지 모든 요소가 종합적으로 어우러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옷과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지금 하고 있는 외식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 같아요.

Q. 그래서 그런지 매장에서 느껴지는 힙한 감성이 정말 인상적이더라고요. 2010년에 시작된 “밀플랜비”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맨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는 밀플랜비가 아니었어요. 대학교 4학년 2학기만 남겨둔 상태에서 그냥 취업을 하기에는 기억에 남을 추억이 없는 것 같아서 친구랑 휴학을 하고 푸드트럭을 사서 장사를 시작했어요. 장사를 해서 돈을 벌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면서 전국 일주를 하려 했죠. 그런데 처음 도착한 수원에서 장사가 잘됐어요. 그래서 떠나지 못하고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장사를 계속하게 된 이유는 취업 준비하면서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내가 회사에서 일하는 게 과연 적성에 맞을까?” 이런 의문이 들더라고요. 저는 새로운 걸 도전하고, 뭔가 만들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회사에 들어가면 제 손이 묶이는 느낌이 들 것 같았어요. 당시 제가 가진 여건과 자금을 고려했을 때 창업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어요.


또 하나의 이유는 돈을 많이 벌고 싶었어요. 그 당시에는 집이 가난했고, 돈이 너무 필요했고, 제가 가정을 어느 정도 부양해야 했어요. 이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사업밖에 없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어요.

Q. 그럼 창업을 시작하셨을 때의 마음가짐은 어떠셨어요?

A. 마음가짐은요, 지금까지도 거의 똑같은데요. 그냥 쫓기는 마음으로 했어요.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요. 사업을 하시는 분들, 대표로 운영하시는 분들은 다 비슷하게 느끼실 텐데 로그아웃이 안 돼요. 휴일이 없고, 자기 직전까지도 일 생각이 나고, 눈을 뜨면 또 생각나고, ‘이거 어떡하지, 저거 어떡하지’ 하면서요. 친구랑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며 얘기하는 순간에도 잠깐 일 생각이 들어요. 근데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아마 모든 대표분들이 다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박동현 인스타그램

Q. 두 번째 브랜드 ‘투파인드피터’는 독특한 이름과 콘셉트가 눈길을 끄는데요. 이 브랜드가 생겨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투파인드피터는 사실 밀플랜비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프랜차이즈 매장이 20개를 넘어서면서 다른 브랜드를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시작됐어요. 회사의 규모도 키워야 했고, 따라오는 직원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한식, 양식, 일식 등 다양한 콘셉트를 알아보다가 제가 좋아하는 것과 외식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를 떠올리게 됐어요.

외식업에 도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워킹홀리데이 때 만났던 ‘피터’라는 친구의 영향이었거든요. 그 친구와 1년 넘게 같이 살면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어요. 한국에서 자랄 때는 주도적인 삶에 대해 고민하거나 고찰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피터와 함께 그런 주제에 대해 깊이 이야기하다 보니 제 인생관과 신념에도 큰 변화가 생겼어요.

또 피터의 어머니가 영국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했는데, 피터가 양식 조리법도 많이 알려줬어요. 피터는 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며, 저의 인생관과 신념을 바꿔준 친구였어요. 그래서 그 친구의 이름으로 브랜드 이름을 짓고 싶었는데, 그 당시 상황상 서로의 상황이 바빠서 피터와 연락이 잘 안 되는 시기였어요. 그래서 이 친구를 찾는다는 뜻보다는 여기까지 날 이끌어준 친구 이름으로 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투파인드피터’라는 이름을 만들게 됐습니다.

Q. 그럼 피터님이 대표님께 해준 말 중에서, 특별히 울림이 되었던 문구가 있을까요?

A. 맨 처음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갔을 때, 제 주변에는 한국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그래서 한국말을 할 사람도 없었고, 영어를 배우기도 하고 가르쳐 주기도 했는데요. 그때 만난 피터라는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말 큰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20대 초중반 한국 친구들에게 “꿈이 뭐야?”라고 물으면 대부분 직업이나 구체적인 목표를 말하거든요. 예를 들어, “나는 뭐가 될 거야” 혹은 “집을 살 거야” 같은 얘기요. 그런데 피터와 그의 친구들, 영국이나 프랑스 친구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답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들은 “세계 일주를 하고 싶어”라든지 “요트를 사서 여행할 거야” 같은 DREAM에 대해 얘기했어요.

제가 “나는 삼성에 취업하고 싶어”라고 말했더니 피터가 “넌 회사에 들어가는 게 꿈이야? 네 인생에서?”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그게 꿈이지”라고 답했더니, 피터가 “그건 일이잖아. 그게 왜 꿈이야?”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거 있잖아, 꿈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거. 그런 걸 꿈이라고 해야 하지 않아?”라고 말했어요.

예를 들어 스카이다이빙을 한다든지, 유럽을 종주한다든지, 자전거로 어디를 간다든지… 그런 대화를 하면서 제 가치관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꿈! 꿈!”이라고 얘기하던 그 친구의 말이 제게 가장 큰 울림을 준 것 같아요.

Q. 대표님 말씀을 듣고 보니, 서양 친구들은 정말 직업이 아니라 드림(Dream)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A. 맞아요, 정말 다르더라고요. 동양 친구들, 특히 20대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직업을 말해요. “나는 뭐가 될 거야”처럼요. 그런데 서양 친구들은 “세계 일주를 하고 싶어”, “요트를 사서 여행할 거야”, “오로라를 보러 가고 싶어”처럼 구체적인 무언가를 이야기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스스로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 나도 한국 사람처럼 자랐구나. 일하는 게 꿈이고, 직업이 꿈이라고 교육받았구나” 싶었거든요. 그런 깨달음이 제 기존 가치관을 많이 부수기도 했고, 결국 이런 경험들이 사업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Q. 다양한 브랜드를 확장하며 각기 다른 콘셉트를 시도해 오셨는데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은 무엇인가요?

A.다양하게 해야 하는 이유는 사실 외식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이 그렇겠지만, 계속 발전하기 때문이에요. 경쟁자들도 같이 발전하잖아요. 예전에는 음식만 잘 만들고, 디자인은 디자인 업체, 마케팅은 마케팅 업체에 외주를 맡겨도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한 업체의 리더가 전체 과정을 다 알고, 모든 걸 직접 챙기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봐요. 제가 첫 번째 브랜드를 시작할 때는 음식만 개발하고 외주에 맡겨서 성공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두 번째 브랜드에서도 똑같이 외주에만 맡긴다면, 이 기업은 성장을 못 해요. 경험이 쌓이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매번 새로운 브랜드에 도전하면서 우리 구성원들이 익숙한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분야를 맞닥뜨리며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쌓인 경험들이 결국 회사와 구성원들의 역량을 함께 업그레이드해 준다고 믿어요.

그때 했던 브랜딩, 그때 했던 제작, 그때 했던 디자인, 그때 했던 음식 개발… 이런 모든 과정에서 쌓인 경험이 하나의 브랜드로 축적될 때 회사도 성장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외주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모든 과정을 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브랜드를 깊이 이해하고 몰입하는 방식이 대표님의 주관이라고 봐도 될까요?

A. 맞습니다. 그게 아니면 시장에서 정말 도태된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한 분야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전체 과정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이제는 누군가가 뮤직비디오, 가수들의 콘셉트, 스타일링, 화장법까지 모든 걸 통합적으로 이끌어야 성공할 수 있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각자의 창작물이 섞이면서 결국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현재 운영하시는 브랜드가 많습니다. 밀플랜비, 투파인드피터, 코운즈, 남월, 휘쿠버, 토핑스온패티스까지 각 브랜드의 매력을 한 단어로 표현하신다면 무엇일까요?

A. 브랜드마다요? 이건 어렵네요. ‘밀플랜비’는 그냥 어떻게 보면 ‘청춘’이에요. 대학 생활에 함께하는 동반자 같은 느낌이거든요. ‘투파인드피터’는 좋은 공간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며 좋은 추억을 쌓는 걸 목표로 하니까,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토핑스온패티스’는 뭐랄까, 간단히 생각하면 그냥 ‘미국’인데요. 한국화하지 않고, 미국식 햄버거를 그대로 구현하려고 했어요. ‘스매시드 버거’라는 장르를 타협 없이 만들었거든요.

‘코운즈’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가성비를 넘어서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걸 목표로 했어요. 그래서 부끄럽지만, ‘장인 정신’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면도 매장에서 직접 만들거든요. ‘남월’은 제가 창작한 브랜드는 아니고, 남월 대표님과 함께한 브랜드라서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여행지’ 같았으면 좋겠어요. 베트남의 현지 느낌을 여행처럼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마지막으로 ‘휘쿠버’는 제가 커피를 정말 좋아해서, 꼭 카페를 해보고 싶었던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특히, 학교 앞에, 제 모교 앞에 후배들이 좋은 공간에서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휘쿠버는 ‘후배들’이라는 단어가 딱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모습이 그런 공간이었으니까요.

Q. 브랜드마다 정체성이 확고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대학가에서 매장을 운영하시면서 학생 고객을 위한 특별한 전략이나 방식이 있을까요?

A. 사실 상권에 맞춰서 전략을 짜야 하니까 당연한 부분이긴 한데요. 저희는 학사 일정에 맞춰 모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20대 초반에는 무조건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성비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일찍 열고 늦게 닫자’는 원칙을 세웠어요.

그 청춘들은 공부하고, 늦은 시간까지 활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업시간도 동네에서 가장 늦게까지 운영했어요. 카페는 아침 8시에 가장 일찍 열고요. 이렇게 학생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 운영하는 게 저희만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오, 학사 일정에 따라 매장 운영 시간도 변동되나요?

A. 네, 맞아요. 특히 시험 기간에는 카페 영업 시간을 연장하거나, 배달 시간을 늘리는 식으로 운영해요. 학생들이 밤새 공부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요구도 많아서 연장 근무를 통해 그에 맞추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Q. 현재 여러 브랜드들이 모인 ‘웨이브 빌리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시는데, 이렇게 진행하게 된 계기와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사실 저는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를 졸업했는데요. 학교 앞 상권이 계속 발전해서 좀 더 멋진 상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학교 앞 상권의 주된 소비자인 학생들이 그걸 충분히 즐길 수 있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웬만하면 신규 브랜드도 학교 앞에 열고 있습니다. 이 다양한 브랜드들이 뭉쳐서 공동으로 서비스를 주최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그 혜택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니까요. 그런 이유로 웨이브 빌리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상권 변화가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된다는 게 인상적입니다. 웨이브 빌리지가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나 경험을 주길 바라시나요?

A. 웨이브 빌리지가 가장 원하는 건 상권의 변화입니다. 상권의 변화로 인한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기를 바라고요. 저희가 한곳에 집중해서 상권에 브랜드를 오픈하면, 자연스럽게 경쟁업체도 들어오고, 더 좋은 업체들도 생기게 되거든요.

이런 상황이 학생들에게 좋은 혜택으로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들어가서 장사를 잘하고 저희가 브랜드력을 확보하면, 경쟁자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외부 손님들도 유입될 거예요. 그러면 선순환이 이루어지면서 학생들에게 더 좋은 선택지가 많이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매장을 확장하고 프랜차이즈로 키워가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어려운 건 관계라고 생각해요. 결국 점주님들과 신뢰 관계로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한두 분 계시는 게 아니라, 지금 저희는 약 60개 매장이 돼요. 이 많은 분들과 소통하는 게 제일 힘든 부분인 것 같아요.

어떤 점주님은 공격적인 전략을 원하시고, 어떤 점주님은 소극적인 방식을 원하세요. 또 각자가 원하는 방향이나 스탠스가 다 다르다 보니, 모든 의견을 듣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게 쉽지 않아요. 솔직히 마찰이 없을 수는 없고, 약 60명의 점주님들과 한마음으로 이끌어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래서 이 관계를 유지하고 소통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Q. 그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시도해보신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A. 저는 기본적으로 장사로 시작했기 때문에, 이 모든 매장이 다 ‘제 가게다’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모든 판단을 하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어떤 프로젝트나 정책이 있을 때 모든 점주님들이 동의하시지는 않거든요. 그럴 때 단순히 서류로 전달하거나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통보하지 않고, 직접 찾아가서 동의를 구하고 소통하려고 합니다. 이건 잘 되기 위해서 하는 거고, 제 가게라는 마음으로 절실하게 생각한 결과라는 걸 최대한 전달하려고 해요. 그런 방식으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여러 매장을 운영하시면서 본사 직원들과 소통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직원들에 대한 제 소통 방식은 장사 초기와 지금이 많이 달라졌어요. 초기에는 사실 제가 나이도 어렸고, 형처럼 대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대표로서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직원들과 소통하려고 합니다.

뭐, 다 똑같잖아요. 진실하게 대해야 하고,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는 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제일 중요한 건 회사가 커지면서 대우나 처우가 달라져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동기부여가 되고, 우리가 함께 노력한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선순환이 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오래 함께 일한 직원들이 많다는 거예요. 올해 퇴사한 직원을 보니까, 밀플랜비에서 9년 동안 일했더라고요. 다른 매장에도 8년, 6~7년 일한 직원들이 있어요. 사실 매장에서 5년 이상 함께 일한 동료를 찾는 건 쉽지 않은데, 저희는 그런 직원들이 많습니다.

그거 어떻게 했냐고 물으신다면 딴 거 없어요. 저는 직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일을 절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몸이 힘들어도 마음만큼은 편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감정노동은 절대 시키지 않고, 손님에게 받은 감정노동도 제가 직접 감당하려고 해요.

Q. 대표님의 이야기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목표와 최종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목표는 신규 브랜드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거예요. 저희는 아직 한식 브랜드가 없어서, 한식 브랜드를 꼭 론칭하고 싶어요. 제가 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느낀 건데, 케이팝의 영향도 있지만, 한국 문화와 음식이 해외에서 정말 사랑받을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서 한식 브랜드를 성공시키고, 그걸 해외로 개척하는 게 제 새로운 꿈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사업하면서 가장 큰 꿈은 우리와 함께 고생하는 동료들, 직원들이 시집이나 장가 잘 가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거예요. 그게 제 가장 큰 동기부여입니다.

2부 : 나의 세계 – ‘인간 박동현’

출처: 박동현 인스타그램

Q. 요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맨날 똑같은데, 마음을 사로잡는 건 항상 여행입니다.
Q.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는 언제인가요?
A. 퇴근할 때요. 퇴근하고 집에 가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 그냥 그 조용한 게 좋고, 노래를 들을 때도 좋고, 하루 종일 전화하고 영업하는 일이 많다 보니까 차분해지는 시간이라서 좋은 것 같아요.

Q. 좋아하는 영화 속에 들어가 그 장면에서 한 역할을 맡는다면, 어떤 장면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A.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에서 주인공을 하고 싶은데요. 바로 ‘어바웃 타임’이에요. 그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느꼈지만, 그 안에서 실제로 그 역할을 맡는다면 더 감동적일 것 같아요.

‘어바웃 타임’을 처음 봤을 때와 어렸을 때, 결혼하고 나서, 아이가 태어난 후, 그리고 지금처럼 부모님 나이가 드셨을 때 다시 볼 때마다 느껴지는 게 다 달랐어요. 매 순간 소중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계속 울림처럼 남아 있거든요. 우리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잊어버리기 쉬운 그런 소중함을 자꾸 상기시켜 주는 영화라서 더 특별한 것 같아요.

Q. 여행의 어떤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나요?

A. 여행에서 가장 좋은 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에요. 제 아이가 6살인데, 평일에는 집에 들어가면 보통 자고 있거든요. 주말 빼고는 같이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운데, 그래서 주말이나 여행 때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정말 소중해요.

어렸을 때는 물건이나 물질적인 것들을 갖고 싶은 게 많았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그런 물건들이 딱히 갖고 싶지 않더라고요. 중고등학교 때는 핸드폰 하나만 있어도 잠 못 자고 끌어안고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이를 먹으면서는 그런 물건들보다는 여행에서의 추억이 훨씬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아무리 비싼 돈을 써도 여행에서 얻는 기억은 전혀 아깝지 않아요. 그 기억으로 산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이가 1살, 2살, 3살일 때 뭘 했는지는 명확히 기억이 안 나도, 여행지에서의 얼굴과 추억은 생생히 떠오르거든요. 그래서 여행이 저에게는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출처: 박동현 인스타그램
Q. 국내 혹은 해외에서 비밀장소처럼 여겨지는 공간이 있나요? 이유와 함께 소개해 주세요.

A. 비밀장소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하지만(웃음), 꼭 사람들이 가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곳은 발리예요. 발리랑 호주를 도시보다는 시골로 가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면 더 많은 문화적인 충격과 새로운 경험들을 느낄 수 있거든요.

발리는 정말 특별한 곳이에요. 동남아는 환경이 비슷한데, 발리는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고 따뜻해요. 왜 그럴까 궁금해서 현지 분들께 여쭤봤는데, 발리는 힌두교를 믿는 지역이더라고요. 힌두교는 윤회사상을 중요하게 여기고,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친절하게 대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대요. 오히려 우리가 방문한 것만으로도 감사해하며 환대해 주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복잡한 면도 있지만, 사람들의 따뜻함 덕분에 발리는 정말 잊을 수 없는 곳이 되었어요. 저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다 보니 이런 진심 어린 친절이 더 크게 와닿았고, 정말 감동을 받았습니다.

Q. 온전히 휴식을 즐기기 위한 특별한 루틴이 있다면?
A. 온전한 휴식을 사실 거의 못 해요. 왜냐하면 계속 일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거든요. 그런데 제가 집에서 아빠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면 휴식이 되는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놀고, 생각을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 저에게는 가장 큰 휴식인 것 같습니다.
Q. 영감을 주는 순간이 있다면?

A. 아까 휴식 시간이 없다는 거랑 똑같은 맥락인데(웃음), 눈 떠 있는 모든 시간이 다 일과 연결되다 보니, 밥을 먹거나 식당에 갈 때, 지나가는 걸 볼 때, 물건을 볼 때, 사람을 보거나 그들이 입는 옷을 볼 때도 자연스럽게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색감이나 형태 같은 것들을 보면서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자극을 받습니다.

최근에는 공간에서 특히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스타필드 수원점이었어요. 그 공간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해도 되는구나” 싶더라고요. 대기업의 결재권자가 나이가 많을 텐데도, 이런 과정을 뚫어내고 모든 디테일을 허투루 하지 않았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어요. 속으로는 “이건 반칙이지”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웃음). 그렇게 완벽하게 만들어진 브랜딩을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Q. 박동현이 좋아하는 것들은?

A. 여행, 축구, 음악, 가구, 옷 그리고 신발 정도인 것 같아요.

출처: 박동현 인스타그램

Q.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위로가 된 말은 무엇인가요?

A. 음… 제일 위로가 되는 말은 “고생했다”랑 “고맙다”인 것 같아요.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가족한테서는 의외로 자주 듣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부모님, 아내, 아들 같은 가족들에게서 “고마워”, “고생했어”, “덕분이야”라는 말을 들으면, 그게 정말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Q. 복잡할 때 마음을 정리하는 방법이 있다면?
A. 저는 그냥 혼자 걸어요. 특히 먹으러 다니고 보는 게 일이니까 서울로도 자주 가는데, 누구랑 같이 가면 신경 쓸 게 많아지잖아요. 밥을 먹었나, 힘들진 않은가 이런 걸 계속 신경 써야 하니까요. 그래서 혼자 다니는 게 더 편해요. 요즘은 호수공원을 걷거나, 아니면 정처 없이 그냥 걸어 다니는 게 제일 좋아요. 그럴 때 마음이 정리되는 것 같아요.
Q. 스스로를 더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지금 제일 큰 동기부여는 직원들이에요. 저는 사실 지금 제가 생각하는 거 보다 더 많은 것을 받게 돼서 지금도 충분히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걸 직원들과 함께 나누고 그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싶거든요. 그런데 그 나눔을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왜 자꾸 도전하고 신규 브랜드를 내느냐고 묻는다면, 그 이유는 하나예요. 규모를 키우고,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과 진짜 즐길 수 있는 파티를 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지금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직원들입니다.

Q. 마지막으로 브랜드 대표가 아닌 ‘박동현’이라는 사람을 표현할 때, 꼭 기억해줬으면 하는 세 가지 단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를 표현하는 세 가지 단어는 신념, 동료, 행복이에요. 저는 항상 신념 있게 행동하려고 하고요. 뱉은 말은 꼭 지키려고 해요. 아무래도 대표로 있다 보니 약속을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 약속들을 잘 지키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함께하는 동료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제 인생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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